일손이 부족한 요식업 현장에서 똘똘하고 성실한 10대 고등학생 알바생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입니다. 사장님과 알바생이 서로 마음도 잘 맞고, 알바생 본인도 용돈을 벌겠다며 주말마다 신나게 출근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토요일 점심 피크 타임에 알바생의 어머니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매장 문을 박차고 들어옵니다. "사장님! 우리 애가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카페 알바하느라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어요! 며칠 뒤에 학원 특강도 가야 하니까, 애 근로계약서 당장 찢어버리시고 오늘부터 알바 당장 그만둡니다! 제 애는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알바생은 옆에서 쭈뼛거리며 "사장님 죄송해요, 엄마가 못하게 해요..."라고 울상을 짓습니다. 뚜껑이 열린 사장님은 "아니 어머님! 애가 계약서에 6개월 일하기로 사인했고 본인도 좋다고 하는데, 어머님이 무슨 권리로 오늘 당장 그만두게 합니까? 저 곤란하니까 한 달 뒤에나 그만두게 하세요!"라고 맞서려 합니다.
미성년자 노동법의 치트키: 부모님의 대리 해지권
안타깝게도 이 싸움에서 사장님은 완벽한 패배자입니다.
- 미성년자 보호의 대원칙: 대한민국 노동법은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알바의 늪에 빠져 학업이나 건강을 망치는 것을 국가가 나서서 막아줍니다.
- 친권자의 무적 방패: 근로기준법 제67조 2항은 아주 독특한 권리를 부모님(친권자)에게 줍니다. 아이 본인이 아무리 알바를 계속하고 싶다고 떼를 써도, 부모님이 보기에 "이 알바가 우리 애 인생이나 학업에 방해가 된다(불리하다)"고 판단하면, 사장님의 동의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그 자리에서 즉시 근로계약을 박살 내고(해지) 아이를 빼낼 수 있습니다.
당일 퇴사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불가능합니다
일반 성인 알바생이 당일 퇴사를 하면 사장님이 민사 소송이라도 운운할 수 있지만, 부모님의 적법한 해지권 행사에 의한 당일 퇴사는 사장님이 소송을 걸어봤자 100% 패소합니다. 법이 허락한 정당한 파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장님은 억울해도 그저 눈물을 삼키며 오늘까지 일한 일당만 정확히 정산해서 입금해 주고 아름답게 이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