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이나 소규모 영세 매장에서 장사가 급격히 어려워지면 사장님들이 현금 융통에 실패해 알바생의 월급을 주지 못하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통장에 잔고가 바닥난 사장님은 미안한 표정으로 알바생을 부릅니다. "OO아, 진짜 미안한데 내가 지금 현금이 한 푼도 없다. 대신 우리 매장에 저번에 새로 산 200만 원짜리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 있지? 이번 달 네 월급 150만 원 대신 저거 중고로 팔아서 가져가라. 아니면, 저기 앞집 식당 사장이 나한테 빌려 간 돈 150만 원 있는데, 네가 내 대신 가서 그 돈 받아서 가져!" 알바생은 아예 돈을 못 받을까 봐 불안한 마음에 "네, 알겠습니다"라며 커피머신을 들고 나오거나 채권 양도 각서에 사인을 합니다. 과연 이 거래는 법적으로 정당할까요?
### 신성불가침의 영역: 임금 통화 지급의 원칙 대한민국 노동법은 직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임금을 주는 '방식'을 아주 엄격하게 강제하고 있습니다. 바로 [임금 통화 지급의 원칙]입니다. * **현물 지급의 절대 금지:** 월급은 반드시 대한민국의 공식 화폐, 즉 현금이나 은행 계좌 이체(원화)로만 주어야 합니다. 회사 주식, 구내식당 식권, 빵, 커피머신 같은 '현물'로 월급을 퉁치는 것은 전면 불법입니다. 200만 원짜리 기계의 가치가 월급 150만 원보다 더 높다 하더라도, 현금으로 주지 않은 이상 사장님은 임금체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 **채권 양도 약정의 무효화:** 노동법 핵심 판례에 따르면, 보충판례 [통화지급의 원칙:임금지급에 갈음한 채권양도의 효력]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은 전부 무효임이 원칙이다. 알바생이 동의서를 써줬더라도 강행법규 위반이므로 효력이 없습니다.
### 알바생의 무적 방어권 발동 사장님이 억지로 떠넘긴 채권을 양도받아 앞집 식당에 돈을 받으러 갔는데, 그 사람이 돈을 안 주고 배를 째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은 다시 사장님에게 돌아가서 "돈 못 받았으니 현금으로 당장 내놔라"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채권 양도 약정 자체가 무효이므로, 사장님의 임금 지급 의무는 단 1%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예외적 상황:**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 라면 임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 라고 인정될 때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민법 제138조)에 따라 그 채권양도 약정은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원칙적으로는 여전히 사장님에게 현금을 청구할 권리가 살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