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장기 알바생들이 고용보험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고, 또 가장 억울하게 수백만 원의 혜택을 날려버리는 치명적인 오해 구간이 바로 '자진 퇴사 후 이직' 케이스입니다.
3년을 뼈 빠지게 일한 A회사. 상사의 괴롭힘은 없었지만 일이 너무 힘들어 내 발로 사직서를 던지고 '자진 퇴사'했습니다. 자진 퇴사니까 당연히 실업급여는 0원입니다. 한 달 쉬고 B회사에 재취업했는데, 여기는 나랑 너무 안 맞아서 한 달 만에 사장님이 "수습 1개월 해보니 영 아니다, 권고사직으로 내보낼 테니 나가라"라고 해고를 당했습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체념합니다. "아, 실업급여는 180일(약 7개월) 일해야 타는 건데, 이번 회사에서 고작 1달 일하고 잘렸으니 나는 요건 미달이라 땡전 한 푼 못 받겠구나. 예전 회사 3년 다닌 건 내가 제 발로 나갔으니 쓸모없는 거잖아."
노동법의 기적: '최종 이직 사유'로 과거를 세탁하다
고용보험법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 최종 이직 사유의 원칙: 고용센터는 여러분이 첫 번째 회사에서 자진 퇴사를 했든, 무단결근을 했든 과거의 사유는 절대 따지지 않습니다. 오직 당신이 백수가 된 [가장 마지막 직장(B회사)]에서 빠져나올 때의 사유가 '권고사직, 계약 만료, 해고' 같은 비자발적 이직이기만 하면 모든 자격 허들을 1차 통과시켜 줍니다.
- 18개월 바운더리 합산의 마법: 자격을 통과했다면 이제 '180일'이라는 일수를 채울 차례입니다. 마지막 B회사에서 잘린 날짜를 기준으로 뒤로 달력을 '18개월(1년 반)' 펼칩니다. 그 18개월 안에 포함된 A회사(전 직장)의 엄청나게 긴 고용보험 가입 일수를 모조리 긁어모아 B회사의 1개월과 합산(덧셈)을 해줍니다.
수급 기간(돈을 타는 기간)은 어떻게 될까?
가장 짜릿한 보상은 수급 기간입니다. 실업급여를 몇 달 동안 타 먹을 수 있는지는 고용보험 [총 가입 기간]에 비례합니다. 즉, B회사의 1개월이 아니라, A회사에서 긁어온 3년이라는 긴 기간이 합산되므로 여러분은 1달 일하고 잘렸음에도 무려 수개월(예: 150일 이상) 치의 거액의 실업급여를 당당하게 타낼 수 있습니다.